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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명시만 있는 것 같아 딴지 좀 걸고 갑니다.
바이러스
나의 죄책감은 매일 밤
살균된 침대 위 박제된 허벅다리
아침이면 눈물로 이지러지는
장미꽃 이슬로 피어나
탯줄 감은 갓난아이 새빨간
흙물 속에 몸부림치던 언어들은
구부러지고 말라비틀어진
활자 속에 자라난 수많은 벌레들
나는 아직 그들의 이름을 몰라
하지만 그들이 나를 가질 거야
내가 꿈꾸는 사이
벌어진 샅과 음모를 헤집고
금속재의 완전무결한 혓바닥으로
기억들을 난도질하고 삭제해 버리고
좁쌀만한 욕망들을 면도해 버리고
날카롭고 재빠른 바늘로
쾌락마저 주사한 그가 나를 삼킬 거야
그러니 너의 DNA를
내 몸에 심어줘 깊숙이
내 옷을 벗기고 피부를 벗기고
신경절을 침범하고 뇌수를 정복하고
얼굴을 지우고 유방을 도려내고
음부마저 싹둑 잘라낸 나를
너의 찬란한 신음으로
채워줘 제발
다시는 햇빛 속에 깨어나지 않게
지워지지 않을 흔적들로
나의 몸 꽃피워줘
흐드러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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