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책이 기대되는군요. ^^

거사님 글을 읽고 남자의 로망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사내애를 키우다 보니 확실히 남자라는 동물은 경쟁과 승부에 상당히 집착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되더군요. 각종 운동이나 게임에서 지는 것을 괴로워하고 잘하는 아이를 선망하며 하다못해 몸무게나 키까지 남과 비교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남자란 이해할 수 없는 동물이에요.

흐흐, 사내부스러기들이란 그런 동물이란다. DNA가 그렇게 생겨먹었지. ^^

아마 이 낭만은 생존경쟁에서 DNA 속에 각인된 것이 아닌지요. 근데 요새는 생존경쟁에서 다소 뒤쳐지거나 포기하고 털레털레 걷는(저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즐기는 듯합니다요.

흐흐흐, 그야 자본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당근 복고적 낭만에나 눈 돌릴 밖에. ^^:

어제 포항행 비행기가 결항되는 바람에 대구공항으로 가서 다시 버스를 타고 포항에 도착했습니다. 밤 11시가 훌쩍 넘었더군요. 오랜만에 선생님 좋은 말씀 듣고 머리도 식히고, <유익한 일탈>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침에 신문을 뒤적이는데 <신팔괘장>에 관한 기사가 있길래 옮겨 놓았습니다.

<<얍！육순의 무술고수 ‘한수 지도’>> = 경향신문 2003. 11. 21(금) 17면
환갑을 넘긴 ‘노사부’가 서울대생들에게 무술을 지도하고 있어 화제다. 신팔괘장 종사(宗師) 양종언씨(63). 그는 5년 전부터 서울대 법대와 사회학과 학생들에게 중국 무예 팔괘장에 우리 전통무술의 장점을 결합한 신팔괘장을 지도하고 있다.
양씨가 ‘무림’에 발을 들여놓은지 어언 47년. 하지만 그는 남들처럼 호들갑스럽게 매스컴을 타지도 않았고, 큰 도장을 열어 구름 같은 제자들을 키워내지도 못했다.
그는 소문 없는 고수였다. 주먹 쓰는 일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작고 깡마른 체구. 하지만 안경 속의 두 눈은 환갑 넘긴 나이답지 않게 형형한 빛을 발했다.
“1956년, 제가 16살 때 중국인 사부 밑에서 입문했습니다. 처음엔 18기를 수련했지요. 66년부터 당대의 고수였던 황주환 사부를 모시고 팔괘장을 사사했습니다.”
중국 무술은 크게 두 계보로 나뉜다. 불가(佛家)의 소림권은 강하고 빠르다. 도가(道家)의 태극권은 동작이 부드럽고 내공을 중시한다. 팔괘장은 이 두가지를 혼합한 무술. 중국 청나라 때 동해천이라는 인물이 창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씨는 이 팔괘장에 나름의 변형과 창작을 더해 신팔괘장이라 이름 붙였다.
그는 오래도록 공직에 몸담았다. 보건사회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의료보험연합회에서 근무했고, 2년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원장으로 정년 퇴직했다. 그는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무예 수련을 한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보사부 재직 시절인 72년 영국으로 유학, 웨일스주립 스완시대학원에서 사회정책을 전공하면서 영국 땅에 신팔괘장의 씨앗을 뿌렸다.
“유학 시절에 좋은 제자 두명을 만났습니다. 제가 숲에서 혼자 수련하는 모습을 엿보던 두 친구가 있었는데, 나중에 제자 되기를 청해 왔어요. 형제였지요. 형은 런던대를 다녔고 동생은 케임브리지대를 다녔어요.”
동양의 ‘마스터’가 신비한 무술을 지도한다는 소문이 나자 주변의 대학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독일인, 프랑스인, 중국계, 말레이시아계도 있었다. 제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자그마한 도장을 냈다. 그런데 며칠 후 거구의 사내들이 들이닥쳤다.
“레슬링을 하는 사람들이었는데, 동양에서 온 자그마한 사람이 무술을 가르친다니까 훼방을 놓으려고 찾아왔던 거지요.”
하지만 그들은 양씨의 상대가 못되었던 모양이다. 그들이 쫓겨난 후 오히려 수련생이 더 늘었다. 하지만 2년 후 양씨는 고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도장은 두 수제자에게 맡겼다. 현재 형 스테판 윌리엄은 고등학교 교감, 동생 리처드 윌리엄은 런던대 고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들은 지금 사범의 자격으로 도장을 이끌고 있다. 양씨는 지난해 영국을 방문해 승단 심사를 해주고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제자들을 많이 거두려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가르친 제자는 200명이 채 안된다. 그중 서울대생 제자들은 30명 남짓이다.
“신팔괘장은 수련이 몹시 까다롭습니다. 아무나 배울 수 있는 무술이 아니지요. 저에게 아들이 셋 있지만 아무에게도 전수하지 않았어요. 고달프고 안쓰러워 자식들에겐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양씨는 요즘 한창 책을 쓰고 있다. 신팔괘장의 철학과 이론, 기술을 집대성하기 위해서다. 그는 “무예의 근본은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라면서 “중국 팔괘장과 우리 고유 무술의 장점을 좀더 완벽히 결합해서 새로운 무술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 문학수 기자 sachimo@kyunghyang.com

흐음, 흥미로운 기사로군. 고맙다.

문화일보에 박수균이란 사람이 <무림고수를 찾아서>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더군요. 혹시 보셨는지...

헉.. 박수균. 혹시 박균수 형이 이름만 살짝 바꿔서 쓰는 게 아닐까요.^^

사실 나도 좀 놀랐지(?) 그나저나 <무림고수>하면 중국만 떠올리는데, 우리쪽 사람이나 얘기를 찾아서 작품으로 만들면 어떨까.

근데 우리 한병철사범의 얘기에 따르면, 현재 우리 언론에는 무술을 제대로 다룰만한 기자가 별로 없다는구나. ^^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게 어디 무술뿐이겠습니까... - -; (기자라면 무조건 불신)

흐흐, 그렇군. 그런데 어제 들으니 저 '신팔괘장' 한다는 양모라는 사람 중풍 걸렸다더라. 시범 보인다면서 한 쪽으로 삐뚜름하게 기운 모습으로 걸어나와서 '주권' 자세를 취하는데 다리를 덜덜 떨더라는구나. ^^

참 묘한 일이군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신문 기사 무턱대고 믿지 말라는 얘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