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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죽심방이 지구상에서 사라졌길래 큰 변고가 있나 하고
근심에 잠을 못 이루다가 떨리는 손으로 호랑나비인지 사자나비인지
한 곡 부른 후로 콧수염 휘날리며 동네방네 나대는 김아무개의
고등학교 후배인 균수에게 전화를 넣었더니
소소한 일이니 걱정을 말라 해서 잠을 푹 자기는 했습니다만,
이제나 저제나 복구 소식을 기다려도 천리 변방 먼곳이라
기별이 늦는 것인지 애꿎은 목만 뻐근하였는데,
초복, 중복 지나고 입추를 엿새 앞둔 오늘에사 비로소 극적인
상봉을 했습니다그려.
선생님과 여러 선후배님들 그간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신문과 방송에 여러 번 나왔듯이 이 동네는 연일 폭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무더위에 저는 내일 반가운 손님을 맞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둘째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첫째가 작년 삼월에 태어났는데, 15개월 만에 둘째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름하여 연년생입니다.
첫째의 성장 속도가 저의 상상력을 초월하여 기상천외한 일들이
연거푸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둘째까지 어찌 감당해야 할지
앞이 캄캄합니다. 하지만 궁즉통이라고 어떻게 되겠거니
여기고 눈만 껌벅껌벅거리고 있습니다.
또 소식 올리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게 이 여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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