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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22 14:47:03 / Hit:1644  

다녀왔습니다.

1.
몽골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몽골어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현지에서는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더군요.^^

2.
고비 사막에 가고 싶었는데
일정이 맞이 않아 저는 내내 초원과 흡스굴이라는 호수에 머물렀습니다.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지평선이 아련하게 보이는 초원에 서 있으면
자신이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하늘과 지평선 사이를 멍하니 보고 있노라면
정말 그런 느낌이 듭니다.
초원의 한 가운데서 웃기도 하고 조금 울기도 하다가
우습게도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는 교훈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3.
제가 있었던 흡스굴이라는 곳에는 눈이 내렸는데
여기는 여전히 덥고 끈적끈적합니다.
몽골은 습도가 10%도 되지 않아 아주 건조합니다.
땀이건 발냄새건 쉽게 말라버려서
무엇이든 툭툭 털어내고 가면 되지요.
그래서 공항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한증탕의 증기처럼 확 덮치던
무덥고 끈적끈적한 공기 때문에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삶에 달라붙어 있던것.
끈적끈적하고, 무덥고 결코 떨어지지 않는 그것들이
마중을 나왔구나 하고 말입니다.


4.
공짜 여행을 다녀와서 할 일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동안 밤낮으로 글을 좀 쓰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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