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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창동 영화 한 편 보았다.
시 잘 쓰는 '개자식들'(개에겐 실례지만 우리의 언어관습에 따랐음)에겐 웃기는 영화겠지만(내가 알기론 우리 글쟁이판에 시 잘 쓰는 '개자식들' 아주 많음) 내가 보기엔 아주 침착하게 잘 만든 영화였다.
오랜만에 보는 윤정희는 안쓰럽게 늙은 모습이었지만 '시란 말을 잊어버리고도 쓸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몸으로 연기해 보여주었다. 대체로 감독의 연출솜씨 덕분이겠지만 그녀 자신의 연기도 훌륭해보였다. 연륜 덕분일까.
아무튼 시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 번 쯤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말을 잊고도 시는 쓸 수 있다'
한 번 쯤 음미해볼 일이다. 시 잘 쓰는 '개자식들'에겐 개소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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