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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무서워요 엄마
엄마의 환한 미소도 가끔씩 흔들어보이던
예쁜 손바닥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아
허벅지가 아름다운 타조도
머리가 벗겨진 침팬지도
풍선을 들고 선 아이들도 점점 납작하게 말라
비틀어져서 바람이 불 때마다 팔랑거려요
엎어진 그들의 뒤통수가 하얗게 비었어요
웅덩이 위에 쓰러진 나무들의 머리에서 초록 물감이
피처럼 흘러나와요
멈추어 서질 않아요
정수리에 쇠못을 박은 열두 마리의 말들이
차례로 겁탈하고 반짝이는 은빛 별들이 새겨진 동전을
손바닥 위에 떨어뜨려요
뻐꾸기를 닮은 새가 일흔 여덟 번 울고 울음을 다시
일흔 여덟 번 들이마셔요
바나나처럼 빳빳이 고개를 쳐든 나날이에요
흥겨운 왈츠를 멈출 수 없어요
한 쾌의 북어처럼 입을 벌리고
말들이 노래를 불러요
입으로 달려요
엄마, 끝없는 돌림노래가 무서워요
아무런 변화 없는 날들은
더 이상 기록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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