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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해 보이려고 보러다니는지도 모르죠. ( ``)
저한테만 국한시켜서 얘기하자면, 제가 발레 보러 다니는 이유 중의 70%는 그게 제 허영심을 만족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아무나 특전사가 될 수 있다면, 나는 특전사에 가지 않겠다! 와 비슷한 심리?)
100%라고 말 못하는 것은, 그래도 어지간히 지겨운거 아니면 정말 즐기면서 보기 때문에, 그럴때면 아, 정말 좋아하긴 하는구나 생각이 들거든요.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영화야 극장에서 보건 컴퓨터 모니터로 보건 별 차이를 못느끼겠고, 오히려 컴퓨터로 다운받아 보는게 돈도 안들고, 남 눈치 볼 것 없어 편하더군요.
하지만 발레같은 공연예술은 TV로 보는 거랑 직접 현장에서 보는 거랑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되돌려보기'나 '잠시멈춤' 기능같은게 없으니 한 장면이라도 놓칠세라 엄청 집중을 하게되거든요.
간주 사이사이 몰아쉬는 무용수들의 가쁜 숨소리, 뛰고, 구르고, 이동하면서 내는 리드미컬한 발소리, 정지동작에 목줄기로 흐르는 땀방울, 고난이도 동작에서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 무사히 춤을 마쳤을때는 기특한 마음+탄복하는 마음에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됩니다. '정말 잘했어!'라고 소리칠 수 없으니, 손바닥이 아프게 박수를 치면서 '난 지금 너에게 감탄했다'는 표시를 하는거죠. 그럼 무용수도 '짜식, 좋았어?'라는 뜻으로 답례를 하죠. 이때 모종의 교감이 형성되며, 이건 돈주고라도 보러다닐 가치가 있다고 확신하게 되는 겁니다. ^^;
게다가 발레는 네타바레/스포일러/내용 까발림이 먹히지 않는 독특한 장르입니다. 아니, 오히려 공부하면 공부할 수록 더 재미있어지죠. 다음 장면에 무슨 춤을 출지, 안무는 누가 맡았으며, 어떤 식으로 보여줄 것인지 영화라면 미리 알고 있는게 전체 감상에 마이너스가 되겠지만, 발레는 그 반대입니다.
아무리 감동받은 영화라도 두 세번 보게되면 질리지만, 발레는 열 번을 보면 열 번 다 새롭습니다. 매년 연말에 똑같은 호두까기 인형을 똑같은 춤으로 그것도 두군데서 동시에 추면서 그것을 또 보러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발레의 매력인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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