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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잊혀진 옛날이 어느날 갑자기 내앞에 떡하니 와서 서는 그런 때가 가끔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묘한 시간이다.
"학원"에서 너와 조세희가 땅콩을 까먹으며 주고받았던 당선소감, "비원"에서의 백일장 때 네가 쓴 "시"를 양주동박사가 칭찬하며 "여학생의 종아리"같은게 바로 "시"라고 말씀했던 그 옛날. 너의 까맣고 동그스럼한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때까지는 조해일이 아니라 조해룡이었지.
내가 너의 숨어있는 곳을 이상모의 이메일에서 발견하고 이렇게 소통할수 있게 되다니! 해일아, 아니 해룡아, 세희에게도 연락을 해다오. 아무리 소설이 잘 안된다고 그렇게 세상을 외면하고 혼자 숨어살아야 하는가? 문학도 문학이지만 사람이 사람꼴이 돼야하지 않아? 너, 세희, 정말이지 보고싶다. 내년봄 만나자. 잘 있어. 세방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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