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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한 시’ 부분은 시관(詩觀)의 차이일 수 있으므로 접어두고, ‘추상어’, ‘단정적인 표현’ 부분은 특별한 이견이 없는 것 같으므로 덧붙일 말이 없고, ‘한자(어)’ 부분은 취향의 차이일 수 있으므로 역시, 일단 접어두겠습니다. 이견이 있는 부분인, ‘선시풍’과 ‘자기연민’에 대해서만 말해보죠.
쓴 소리 좀 해야겠습니다. 욕 먹을 각오하고... 시작!
호남이는 아쉽게도, 문제를 모두 ‘어떻게’라는, 일반적으로 옳은 말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선시풍? 도가 심하면 문제가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다. 자기연민? 역시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문제다... 그렇게 말하면, 사실 할 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옳은 말이니까요. 결국, 마지막까지 남게 되는 건, ‘어떻게’를 결정하는 ‘감각’ 정도겠지요. 맞습니다. 모든 게 작가의 감각에 달려있습니다.
글쓰기의 어떤 면이든 절대적으로 맞거나 틀린 것은 없습니다. 또, 그 대부분이 시간에 따라, 문화에 따라, 계속 모습을 바꿉니다. 따라서,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 마느냐, 사용한다면 ‘어떻게’ 사용하느냐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감각에 달려있습니다. 호남이의 말은 맞는 말입니다. 그럼 저도 그 ‘감각’, 제 감각으로 한 번 말해보겠습니다.
그렇게 모두 ‘어떻게’의 문제로 되돌릴 때, 독자는 물론, 과연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극단적으로 말해, 잘 될 때까지 열심히 쓰면서 기다리거나, ‘내공’이라는 대단히 두루뭉실한 에너지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호남이의 이번 답글이 일종의 자존심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존심, 나쁜 거 아닙니다. 자기 정체성을 지키려는 본능의 한 종류로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자존심이 작가에게는 때때로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작가는 자기 안에서 자기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자기를 죽이고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를 부정해야 합니다. 아프더라도 자신의 생살을 찌르고, 안팎에서 어떻게든 자신을 괴롭힐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그것조차 전적으로 그 작가의 ‘감각’에 달린 문제입니다. 하지만, 제 ‘감각’으로 볼 때, 안타깝게도 호남이 시는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물러 있으며, 그러한 이유들 중 몇 가지가, ‘선시 풍’과 ‘자기연민’ 등입니다.
‘경지’, ‘생’ 정도로 경미한 ‘선시 풍’은 단지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다?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제 감각으로는, 절대 아닙니다. 때로, 이미지는 칼보다 무섭고 단호합니다. 경미한 것도 지금 분위기에서는 모두 선시 풍에 묻어서 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이해될 수밖에 없습니다. ‘감각’ 있는 작가라면, 가능하면 써서는 안 됩니다. <고래 꿈>의 첫 두 문장? 자기연민입니다. 그런 방식의 진술은 자기연민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는 게 제 감각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선시 풍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새로운 시를 쓸 정도의 천재가 아니라면, 모두 ‘어떻게’의 문제로 돌릴 것이 아니라, 각 상황에 맞게 판단의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그 전에, 호시탐탐 자기 속의 낡은 자기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작은 틈이라도 생기면 조금 무모하더라도 비수를 꺼내 달려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발전이 있습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호남이는 그런 자기부정을 통해 자기를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입니다.
조금 무례한 글, 죄송합니다. 너그러운 이해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 호남이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으며, 잘난 척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글도 진심으로 호남이의 발전을 바라기 때문에 쓴 것입니다. 오타와 비문에 아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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